어제 광화문과 시청일대에서 6월항쟁 계승·민주회복 범국민대회가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넥타이부대도 있었고, 가족단위 참석자들도 있었고, 정치인들도 있었고, 쌍용차 노조도 있었다.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이지만 이들은 현 시국에 대한 답답증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모였다. 경찰에선 2만 2천이라고 했고, 주최측은 15만이라고 했다.
<경찰채용에 정밀한 시력검사와 산수시험 도입이 절실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가 있고, 각 계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도 정책기조에 전혀 변화가 없는 MB정부 그리고 광장의 목소리를 세뇌걸린 좀비의 옹알이 쯤으로 생각하는 측근들에게 행동으로 말하고 싶어 모인 이들의 숫자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생각하는 정부, 소통하는 정부라면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목소리의 타당함은 생각도 않은채 계속해서 저포션론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묵어 꺼내들기도 민망하지만 살짝 들쳐보자면 이들의 이런 행태는 광우병 위험을 묵살하던 시절부터 있어왔다. 아마 이번 정부의 요직들이 일제치하에 살았다면 독립운동을 소수 불만분자의 테러행위라고 규탄하는 성명을 냈을 지도 모르겠다. 인의장벽에 둘러싸여 자신들이 소수라는 사실은 생각도 못한채 말이다.
연예 정론지 보수언론6월 10일 범국민대회가 있은 바로 다음날인 오늘. 언론기관들은 이번 범국민대회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최근 편집권이 각 언론사로 넘어간 네이버의 뉴스캐스트를 토대로 주요 언론사들의 논조를 짚어 봤다.
우선 대표적인 보수 언론 조선, 중앙, 동아의 뉴스캐스트다. 놀랍게도 6.10 범국민대회에 관련된 기사는 단 한건도 없다. 1면이라고 볼 수 있는 포토기사란엔 남의
연애사로 가득차 있다. 흡사
스포츠신문의 뉴스캐스트를 보는 것 같다. 아무리 대놓고 나팔수라지만 2만이든 10만이든 국민들이 모여 뭐라고 얘기를 했으면 그게 설사 헛소리라도 최소한 무슨 소린지 듣고 보도하는게 언론의 역할 아닌가 싶다. 특히 동아일보의 공정택씨 관련기사는 눈뜨고 못 봐줄 지경이다. 몇 일 전만해도 표적이든 뭐든 잘못했으면 처벌받는게 당연하다며 정의의 검 행새를 하더니 2심에서까지 당선무효형을 받은 공정택씨의 사례는 선거비용을 들먹이며 '굳이 또 뽑아야되?'라며 짓어대는 소리를 듣고있자니 그 파렴치함에 손발이 오그라든다. 장윤정씨의
속옷 선물만도 못하게 되어버린 범국민대회의 처량한 꼴을 보고 있자니 독자로서 참 민망하다. 자칭 민족지, 조선일보는 더욱 가관이다. 차라리 포르노를 캡쳐해서 놓지 왜 저랬나 싶다. 야한 뮤지컬 몰카가 두렵다더니 몰카는 자신들이 찍었나? 야한 뮤지컬도 모자라 유아음란사진을 들먹이고 스타들의 겨드랑이도 파고든다. 조선일보의 벤치마킹 대상이 과거 포르노와 시사를 동시에 다뤘던 플레이보이였다는 걸 나는 오늘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조중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 안달 난 문화일보는 어떨까? 빼놓으면 섭섭해 할테니 한번 살펴보자.
조중동의 떡밥을 주워먹는 문화일보 답게 전지현씨의 기사가 포토란을 채우고 있다. 역시 6.10 범국민대회 소식은 없다. 물건너 형님나라 911황당소식이나 미스 USA 소식 전할 정신은 있어도 본사에서 한 시간도 안걸리는 거리에서 벌어진 군집사태에 대해서는 전할 정신도 마음도 없다.
그리고 진보언론...여기서 한겨례같은 진보계열 언론의 메인을 소개하면 너무 속보이는 짓거리지만 저들도 하는 속보이는 짓거리 나라고 꺼릴꺼 없다. 한번 죽 나열해 본다.
범국민대회를 보도했고 안했고로 그 언론의 가치를 논할 수 는 없겠지만, 여기서 분명한 건 범국민대회는 분명 있었고, 그 자리에 수만명의 국민이 모여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언론이란 모름지기 국민의 뜻과 사실을 담아 낼 줄 알아야 한다. 권력을 견제하고 정론직필을 존재의 이유로 삼아야 할 언론이 권력에 붙어서 asshole이나 핥고 있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슈에 색깔을 칠하고 핵을 발라서 퍼센트론으로 잘라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를 그대로 배운건 역시 기관지라는 생각 밖에 안든다.
요즘 느끼는 건데 뭐하러 조.중.동을 떨어뜨려놓는지 모르겠다. 그냥 조중동으로 통합해버리면 좋을텐데 말이다. 구조조정해서 '경쟁력 향상' 시키고 통폐합으로 '선진화'시켜 버리는 건 이번 정부가 좋아하는 짓 아닌가? 제대로 핥을라면 통폐합해서 자체 선진화를 추진하는 것도 괜찮을 성싶다. 조중동일보. 왠지 존나 친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