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또 다른 소수자 남성 - 남성성폭행에 대한 단상

☞ 기사원문보기 - "20대 숙모가 13세 조카 성폭행… 강제추행죄로 실형"

여느때와 다름없는 출근길, 습관적으로 펼쳐든 무가지를 보다 '20대 숙모가 13세 조카를 성폭행 했다'는 황당한 기사를 접했다.  그러니까 삼촌의 부인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결론인데... 혈연은 아니지만 가계도에서 상당히 가까운 위치에 놓인 사람들끼리 이래도 되는건가? 인면수심이 따로없다. 친아버지가 친딸을 겁탈하는 뭐 같은 세상이긴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당위성을 부여할 순 없을것이다. 도덕시간에 숫하게 들었던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이제 책속에나 존재하는 한낱 문장에 불과하단 말인가.

바로 어제 우리회사에도 성희롱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가해 당사자는 해고되었다. 가해자는 내가 속한 부서의 상사로 추정된다.(회사에서는 쉬쉬하며 해고당사자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는다.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ㅉㅉ) 그분은 10년이 넘게 남성적 권위주의 문화를 가진 국내 모 대기업에 근무하셨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부터 여성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 회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결국엔 '변태(?)'라는 낙인이 찍힌채 짐도 못챙기고 쫒겨나는 비루한 신세가 되었으니 내가 본 첫인상이 본질과 크게 벗어 나진 않았던거 같다. 이런 일이 어디 회사에서 뿐만 있으랴. 듣자하니 동작을에서 금뺏지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MJ도 여기자 볼을 만졌다가 성희롱 스캔들에 휘말렸다더만.

반갑지 않은 뜨거운 감자인 '성범죄'는 크게 '성폭행'과 '성희롱'으로 구분된다. 성폭행은 또 '강간'과 '강제추행'으로 세분화된다. 성폭력은 쉽게 말해 강간, 성추행, 언어적 희롱등 광범위한 개념을 담고있다. 성희롱은 갑이 을이라는 지위적 차이를 이용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성립된다. 성희롱은 언어나 음란사진 유포등의 기존의 성폭행 관련법이 담고있지 못했던 사각들을 커버하기 위해 1999년 시행된 '고평법'과 '차별금지법'에 명시되어 있는 성폭행의 보완적 의미를 담고있는 범죄형태이다.

그럼 이번 사건에서 논란이 되고있는 강간죄와 강제추행에 대해 우리 법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형법은 297조와 298조에 나누어 다음과 같이 명기하고있다.

제297조 (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응?? 무언가 이상하다.
아시는 분은 아실테지만 이 법 조항은 보편타당과는 거리가 있어 뵌다. 왜 강간죄의 피해대상을 '부녀'라고 못박아 버렸을까? 여자를 성폭행하면 강간죄가 성립되지만, 남성을 성폭행하면 강제추행죄가 적용된다. 강제추행은 10년이하 징역이나 1천500만원 벌금, 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그리고 이번 같이 피해자가 19세 미만 청소년일 경우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며, 이 법에 따라 여자 청소년을 성폭행하면 5년 이상 징역, 남자청소년을 상대로 하는 강제추행에 해당되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각각 처할 수 있다.

노소를 불문하고 단지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성범죄의 가해자가 남자라는 점은 나도 알고 당신도안다. 하지만 가해자와 같은 집단에 있다는 단순한 연좌의 논리로 부여되는 차별에 과연 당위성이 부여될 수 있을까? 남성들은 사우나에서 동성으로 부터 성추행을 당하든, 술취한 남자로부터 덮침을 당하든 피해자로써 인정을 받지 못하고있다. 이런 사회적 인식에 따르는 당연한 결과겠지만 가해자는 불구속조치. 심지어 피해자가 남성이라는 이유로 내려진 솜방망이 처벌때문에 지속된 성폭행을 당하던 한 남성이 견디다 못해 가해자에게 칼을 휘둘러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사건은 아직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by 방필수 | 2008/04/04 13:43 | 사회를향한강속구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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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4/04 14:0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8/04/04 14:15
좋은 코멘트 감사합니다. ^^
Commented at 2008/04/07 00:5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8/04/07 10:09
길게는 안쓰셨지만 육질님이 느끼고 계실 남자라는 이유로 짊어져야하는 멍에의 무게가 충분히 느껴집니다. 아마도 사회에 암세포 처럼 존재하는 기회주의적 페미니즘이 멍에의 무게를 더 가중시키고 있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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