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리효과의 경제학적 의미

국내는 물론 해외의 환경단체들까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 정비사업부터 서울을 횡단하는 지하차도까지, 현 정부의 대규모 토목공사에 대한 사랑은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현 정부가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토목사업을 뚝심있게 추진할 수 있는 이유는 찬성하는 사람들의 수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리라. 최근 40%를 넘어간다는 MB의 지지도와 특정지역을 방문해  ‘Again 새마을 운동’을 외칠 수 있는 상황은 앞서의 짐작이 전혀 허튼것이 아님을 반증해 주리라 믿는다.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한 현 정부의 성장전략을 지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장과 분배의 발전딜레마에서 성장의 측에 서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성장위주의 발전전략을 지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핵심되는 것은 역시 Trickle-down effect가 아닐까 생각한다. 낙리효과나 적하효과로 번역되는 이 이론은 산업파급력이 높은 산업을 집중육성해 성장을 하다보면 잉여이윤이 사회전반으로 퍼져, 결국엔 모두가 성장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는 대한민국 보수가 맹목적으로 받들고 있는 발전 전략이다. 단도직입적으로 풀어보자면 사회적 자원을 건설에 집중시키면 그 파급효과로 주변산업이 활성화되고, 그에따라 고용이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살아나 결국엔 국가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얘기다. 건설뿐만 아니라 특정 산업에 대한 세제지원과 잠재적 투자력을 가진 집단에게 사회적 비용을 줄여주는 기조는 분명 이런 논리로 설명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이런관점에서 현 정부가 무조건적 부자만 챙기는 정부라고 말하는 건 엄밀해 말해 틀린 얘기다. 모두가 경제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위해 수단으로서 케어해주고 있는 것일 뿐, 그들에게만 경제적 혜택을 몰아주는게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소신에 의해 보수스탠스의 경제관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말이다.

비현실적인 가정하에 세워진 사상누각
이쯤되면 우리는 더 이상 현 정부의 정책을 감정적으로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현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놀라울것도 없지만 나 역시 현 정부의 정책을 그다지 지지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 질문에 변명이 됐든 뭐가 됐든 어떤형태로든 대답이란걸 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수주의자들의 낙리효과에 따른 발전전략이 과연 유효한것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선 보수주의 경제관이 뿌리를 두고 있는 전통경제학에서 인간, 즉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언제나 합리적 선택을 하고, 사리에 의해서 움직인다. 우리가 매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나를 위한 누군가의 배려나 자비가 아닌, 그들의 경제적 사리를 추구하는 지극히 개인적 욕구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리들이 모여 결국엔 공리로 이어진다는 전개는 전통경제학자들이 분석한 사회발전의 메커니즘이었다.

이준구 교수님의 저서 ‘인간의 경제학’을 보면 재미있는 게임이 등장한다. 바로 ‘Take-it or leave-it’이라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A와 B라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이 게임은 A가 6:4나 9:1등의 분배율을 B에게 제안하면 B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B가 A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그 둘은 그 만큼의 돈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B가 거절하면 둘다 한푼도 받지 못한다. 만약 당신이 A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B가 전통경제학에서 가정하는 인간이라면, A의 합리적인 선택은 바로99,999원 과 1원으로 나누는 것이다. B는 0원보다 큰 1원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간이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는 가정하에 낙리효과의 발전모델이 최선이라는 주장은 어쩌면 기체의 비점성을 가정한 베르누이의 정리만으로 비행기를 하늘에 뛰우겠다는 공상과 비슷할 지도 모른다.

눈가리고 아웅을 넘어서...
최근 대두되기 시작한 행동경제학은 이러한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가정을 두고 출발한다. 실제로 위의 게임에서의 결과중  가장 많이 나왔던 분배율은 6:4였다고 한다. 그리고 5:5도 많았다. 물론 8:2도 나오고 9:1도 나왔다하지만 이런 분배율로 거래가 성사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왜인지는 설명안해도 잘 알꺼라 생각한다. 인지상정, 불공정한 상황에대한 보복성 선택이다. ‘네가 이기적인 마음으로 욕심을 부린다면, 내 이익을 포기해서라도 너 역시 한푼도 못 가져가게해주겠다’는 결정은 같은 상황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염두해보았을 선택지라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꺼라 생각한다. 솔직한 심정으론 이글을 읽는 대부분이 저런 결정을 했을꺼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인간을 상수가 아닌 변수로 인식했다는 점은 현실을 감안해보았을 때 분명 경제학의 진일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인간의 감정이 작용해 그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낙리효과가 설득력을 잃어버리는 경제학적 이유가 있다. 자원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고 나머지는 그들이 흘린 잉여이익을 취한다는 발전전략은 때에따라서는 99,999원과 1원을 놓고하는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경제발전 논리로서 낙리효과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보수주의자들의 발전전략이 산업에 플러스를 가져다주는 사실을 부정한다기보다는 상대적 빈곤감에서 기인한 부당함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앞서의 게임을 미국과 일본, 이스라엘, 유고슬라비아에서 수행했을때는 모두 상대의 몫으로 40%를 제시하는 등의 비슷한 결과가 나왔지만 아마존 강 연안에 사는 마치구엔부족을 상대로 실험을 했을때는 상대의 몫으로 제시한 포션은 26%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들은 자신의 몫이 20% 내외인경우에도 그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가 덜 문명화 되있을 수록 전통경제학에서 가정한 호모 이코노미쿠스 스러운 양태를 보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조금 다른각도에서 해석해 보자면 사회가 발달될 수록 사리보다는 공정성을 더 중요시한다는 해석은 너무 순진하고 이상적인 걸까? 결국 현 정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 시대의 나팔바지에 통기타와 장발을 최신유행이라며 권하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꼴같아 보여서 오히려 서글프기까지하다.


by 방필수 | 2009/10/09 01:21 | 사회를향한강속구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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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병사마 at 2009/10/12 19:42
방금 뉴스하나보고 헛웃음이 나와 들렀다.현재 국정지지율이 54.3%라더군...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이젠 나마저도 잘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간다.ㅎㅎ
지금 보기엔 딱히 사고는 안치고 다니니 그런가보다 하지만 이전에 벌려놓은 사고는 하나도 수습이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기현상인지 이해가 안된다.
더 불만인건 그나마 대항마라고 할수있는 민주당이 너무 못한다는거다.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는 난파선같다고나 할까?
이대로 가다간 다음 대선도 끝장나게 우울할거같은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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