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도 놀란 중국 짝퉁의 변신 - 산짜이 제품

가구가락(可口可樂, 코카콜라)과 사구사락(司口司樂), 사선(沙宣, 비달사순)과 사의(沙宜), 분달(芬達, 환타)과 방달(芳達).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앞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기업의 제품명이고, 뒤는 이를 본 뜬 중국산 짝퉁의 이름이다. 중국의 짝퉁 제작 실력은 쇠고기부터 달걀에 이르기까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왼쪽부터 중국에서 팔리고 있는 가구가락, 사선, 분달>

짝퉁 천국 답게 중국에서는 짝퉁 소설도있다. 영웅문, 의천도룡기로 국내에 익히 알려진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金庸). 최근 중국에는 그가 쓰지 않은 그의 새책이 돌아다니고 있다. 김용신저(金庸新著, 김용의 새책)라고 쓰여진 소설책의 작가는 바로 김용이 아닌 김용신(金庸新)이다. 어처구니가 없겠지만 중국에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출처 : 산짜이 제품의 짝퉁상표)

짝퉁의 진화형, 산짜이
과거 짝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가짜'와 '저질'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짝퉁이 발전하고 있다. 바로 산짜이의 등장이 그것이다. 산짜이제품은 '가짜'라는 점에서는 기존의 짝퉁과 맥을 같이 하지만 분명 저질은 아니다. 오히려 오리지널의 성능을 능가하기도 한다. 이들은 공개된 기술과 그 동안 세계의 제조공장으로 불리며 축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품과 흡사한 성능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애니콜(Anycall)의 차세대 터치폰 옴니아를 본뜬 해적폰 애니캣(Anycat)을 만든 광동성(廣東省) 심천(深圳)의 한 제조 공장은 최근 삼성으로 부터 고소가 아닌 협력제의를 받았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삼성이 그들의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돌고있다. 그들이 만드는 애니캣의 성능은 옴니아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천하의 삼성이라도 배우고 싶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해적판의 공새를 받는건 애니콜 뿐만이 아니다. 애플사의 iPhone의 산짜이 제품인 HiPhone과 MyPhone은 이미 유명하다. 이렇게 짝퉁 휴대전화는 지금까지 약 1억5000만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2009월 1월 한달 동안 삼성과 LG가 판매한 휴대전화가 총 100만대 수준이란 것을 감안했을 때 산짜이 제품에게 잠식당한 시장의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산짜이는 분명 짝퉁이다. 기존 짝퉁과는 다르게 정품과 나란히 경쟁을 하고 있지만 품질 검사와 세금은 내지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최근 중국에서 휴대폰의 짝퉁 베터리가 폭발해 20대 남성이 사망하는 ☞ 사건이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중국에서는 이런 짝퉁 제품에 의한 인명피해가 끊임 없이 있어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오히려 산짜이 제품에 대한 단속이나 품질규제 보다는 암묵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아마도 사람이 넘쳐나는 중국이기에 가능한 일일게다. 얼마 전 중국 출장을 다녀온 친구 녀석이 겪은 일이다. 길거리를 걷다 교통사고를 난 사람을 아무도 돕지 않더란다. 그래서 친구가 도우려고 하자, 같이있던 중국사람이 말리면서 '중국엔 사람 많다'라고 하더란다. 내 친구가 날 놀리느라 농으로 한말인지 아니면 진실인진 중국에 가보지 않았기에 판단하기 힘들지만 계속되는 사고 소식에도 별다른 대책이 없는 중국정부의 태도나 국민들을 보면 크게 거짓말 같지도 않아보인다.

중국 선양(瀋陽)에서 발행되는 요심만보(遼瀋晩報)는 5일 오전 12시반경 다롄시 사허커우(沙河口)의 한 시내버스에서 20대 청년과 말다툼을 벌이던 한 중년 남성이 갑자기 몸에서 흉기를 꺼내 상대 청년을 찔렀다고 6일 보도했다. 놀란 청년은 뒷문으로 내려 달아나려 했으나 운전기사가 문을 열어 주지 않는 바람에 이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가슴과 팔 등 모두 7군데를 찔렸다. 청년은 바닥에 피가 흥건하게 고일 정도로 난자당했지만 승객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를 도와주거나 가해 남성을 제지하지 않고 서둘러 차에서 내려 뿔뿔이 흩어졌다. (중략)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게 운전기사는 "승객들끼리 다투는 일이 잦아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中 버스서 흉기 찔린 승객에 ‘나몰라라’, 동아일보, 2009-07-06>

불법에 애국심을 더해 초법적 제품이 된 산짜이
정부당국도 이런 산짜이 제품이 자국의 대외적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준다는 것을 알고있다. WTO에 가입한 뒤로 지속적으로 지식재산권을 강화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외적이고 법률적인 문제보다는 민족주의와 실용의 정서가 더욱 강하다. 조선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러쩡(樂正) 심천시 사회과학원장은 지난 21일 정협(政協·정치협상회의) 개막식에서 "만약 정부가 심천에서 불붙은 산짜이 제품에 대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면 이 기업들은 '산막'에서 걸어 나와 자주적 기술 개발의 길을 가게 될 것이며, 심천이 세계 IT산업의 기지가 되는데 역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뿐만이 아니다. 산짜이 제품의 정부지원을 놓고 벌인 포털사이트의 서베이에서 80%의 응답자들은 '정부지원이 이루어 져야한다'라고 답했다.

최근 산짜이라는 이름을 딴 TV프로그램이 특집형태로 방영된 바 있다. 그 프로는 우리나라 스타킹식의 시청자들의 장기자랑으로 꾸며진 코너다. 여기서 대중과 산짜이는 '풀뿌리 문화'라는 코드로 연결된다. 한마디로 중국민들에게 산짜이는 그들의 잃어버린 중화민족으로의 자존심을 세워 줄 무기이자 의적의 이미지를 담고있는 것이다. 애국심이라는 민족주의가 산짜이라는 기형적 시장문화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문화 덕분에 정식제품을 생산하던 업체들 중 일부는 자진해서 해적판을 생산하는 산짜이 업체가 되기도 한다. 코트라에서 중국경제홈페이지의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산짜이 액정 TV에 대해 40.6%의 국민들이 구매의사를 밝혔다. 구매의사가 없다는 39.7%보다 앞서있다. 국민들의 지지와 민족주의가 결합 된 시장 분위기가 만든 기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보고서에는 최근 베터리 폭발 등의 인명사고로 산짜이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산짜이 문화는 이제 막 지하에서 지상의 음지로 나온 단계다. 그들이 정부의 암묵적인 비호아래 지속적으로 기술계발을 하게된다면 얼마안있어 안정성이라는 그들의 약점을 보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중 뛰어난 업체들은 완벽한 양지로 나오게 될 것이다. 과연 성능과 안정성을 갖춘 반 가격의 제품이 시장에 떳떳하게 나온다면 우리기업들을 포함한 지금의 글로벌기업들이 쉽게 대항할 수 있을까? 각고의 노력이 없다면 힘들 것이다.

법원에서 해결 할 수준은 넘었다
예전 TV에서 중국의 시계 제조산업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한 지역에 수천 수만개의 업체들이 모여서 원가경쟁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중국의 잠재력을 실감했었다. 아직까지 중국은 핵심 기술이나 노하우도 부족하다. 하지만 중국의 엄청난 인구와 그들의 높은 민족적 자존심은 발전의 에너지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산짜이는 그 시작일 뿐이다. 그들이 만든 해적판 제품들이 글로벌 기업을 긴장하게 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말그대로 모방일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기업이 된 삼성이나 LG도 처음엔 일본제품을 모방하면서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일본제품은 미국제품을 모방하면서 성장해왔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산짜이 제품을 법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답이 없다. 이건 지재권이나 소송의 문제가 아니다. 조금은 거창하게 표현 해보자면 제조업의 헤게모니에 관한 이야기이며, 경쟁의 패러다임에 대한 이슈다.

p.s 조선일보 기사를 보니 온다사의 VX767이 PSP의 아류라던데... PSP는 게임기고, VX767은 PMP라구...


by 방필수 | 2009/02/28 15:40 | 사회를향한강속구 | 트랙백(2) | 핑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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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초하뮤지엄.넷 choh.. at 2009/03/15 23:57

제목 : ★ [우리말뿌리 5] &quot;짝퉁&quot;의 ..
꽃샘 추위가 사그라들면서 제법 따듯해진 날씨가 매화꽃의 매혹스러운 자태를 일깨우는 봄 날이었습니다. 다만, 오늘 밤 서해 5도와 서해안 지방을 시작으로 내일은 전국에 중국 짙은 "황사" 예보가 있어 내일 출근길에 마스크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직 미처 해갈되지 않은 한반도의 "가뭄"을 생각할 때, 오는 주 중에 있을 비소식이 더없이 반갑고 기다려집니다. 엊그제인 토요일에 "가뭄의 우리말 뿌리"에 대한 글을 올려 그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more

Tracked from LG전자 블로그 The.. at 2009/10/22 10:41

제목 : 투명 휴대폰 짝퉁 제조 현장을 습격해 보니
안녕하세요. 저는 특허센터 특허전략그룹에서 MC사업본부의 상표, 저작권 및 소위 짝퉁이라고 불리는 페이크(Fake) 상품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황영호라고 합니다. 짝퉁이라고 하면, 가방이나 구두와 같은 패션 아이템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휴대폰과 같은 통신 기기에도 짝퉁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것들을 단속하다 보면 전 세계 각국에서 LG 상표를 붙인 짝퉁 휴대폰이 어찌나 많은지 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오늘은 최근에 있었던 짝퉁 투명폰 단속 ......more

Linked at 이글루스와 세상이 만났습니다 .. at 2009/03/0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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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카바론 at 2009/02/28 16:54
이런것도 어떻게 해야할텐데요
근현대 중국의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반영하는 기업인가.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9/02/28 17:12
규제차원을 넘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흐름이라는 건 막는다고 멈춰지는게 아니니까요. 과거 불법다운로드 근절을 외치며 고발, 고소를 남발하다 지금은 제휴컨텐츠라는 이름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어느정도 일소했잖아요. 전 산짜이도 일종의 그런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정못할 지라도 중국에선 이미 정서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의 접근은 상당히 신선하다고 보여졌습니다. 물론 거절당하긴 했지만요. 조금은 다른 얘기지만 소비자들은 덕분에 정식제품들의 가격이 많이 내려와 덕을 본다는 보고도 있더라구요.

지적하신 중국의 근현대 경제관이란게 바로 실용이죠. 지금 우리나라 국정철학이기도 하구요. ㅎ

그리고 혹시나해서 붙이는 사족인데 싼차이는 특정기업의 이름이 아닙니다.
Commented by 곰돌군 at 2009/02/28 19:09
잘 읽고 갑니다. 인구수의 압박이란게 참 절절히 느껴지네요 정품이던 비품이던 다 팔아
치워도 남는 규모의 시장의 규모라는 것은 참..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9/02/28 19:42
많은 부분 장단이 있겠지만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는 면만 보았을 땐 사실 우리로서는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이죠.
Commented by 배틀 at 2009/03/04 12:26
대략 3개월전에 중국에서 발생한 배터리사건의 진실은 배터리의 폭발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총에 맞아 죽게되였다고 조사된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사람들의 특징상 사소한 일도 그냥 지나치지 못해 정말 거리에서 사고가 났을경우 구경군들이 우르르 모여들꺼라 100% 장담합니다. 모르는척 하면서 "중국은 사람이 많다"는건 지어낸게 분명합니다.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9/03/04 12:47
총에 맞아 죽었다는 얘기의 출처가 궁금합니다. 맥락에는 영향이 크지 않은 펙트지만 그래도 사실관계는 궁금한 법이니까요. ㅎ 그리고 친구가 말해준 그 사고에 대해서 다시 한번 확인을 해야겠네요. 모르고 넘어 갈 뻔했던 사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배틀 at 2009/03/04 12:54
http://news.163.com/09/0204/05/519KEESN00011229.html

별말씀을요...^^;; 총에 맞아죽었다는 보도 링크입니다. (배터리사건 후기)
163에 보도된거라 지어낸게 아님을 강조하는바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163(왕이)는 중국최대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사이트인걸로 알고 있습니다..(163메일때문?)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9/03/04 13:16
그렇군요. 조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관통상이 있었다니 아마도 그렇겠군요. 근데 왠지 보도가 없네요. ㅎ
Commented by 어이가없어지네여 at 2009/03/11 19:48
햅틱? ㅋㅋ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9/04/18 11:59
옴니아 입니다. ㅎ
Commented by 초하 at 2009/03/15 23:56
놀라운 기술(?)이네요... ^&^
관련하여 올린 글 하나 엮어 소개합니다!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9/04/18 11:58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무우 at 2009/03/16 08:14
쓰레기 중화민국 제품 차단이 답인거같습니다.. 쓰레기들.. 답없음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9/04/18 11:59
짝퉁 근절보다는 성장하는 그들의 기술력에 주목해야 합니다.
Commented by 모로 at 2009/04/17 04:49
현재 중국에 거주 중인 한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은 ㅡㅡ;;;;

중국에서 제일 싼게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람 뽑는다고 하면

200~300명씩 오니까요. 우리회사 임금이 좀 쎄서 그런것도 있지만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9/04/18 12:00
중국의 저렴한 인권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죠. 얼마전엔 천식약으로 육수를 만들어 팔았다던데... 그날 아침 즉석 사골국을 먹었는데... 육수가 중국산 이더군요. 이런 씨발라먹을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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