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프사태로 본 신자유주의

매도프 스캔들, 추정 피해액만 500억 달러
전 나스닥 증권거래소 소장으로 있던 버나드 매도프. 그 스캔들로 월가는 지금 거의 공황상태에 빠졌다. 월가 뿐만이 아니다. 국경을 넘어서 프랑스, 영국,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그리고 일본과 우리나라의 금융기관 및 투자자들이 막대한 68조원에 달하는 투자 사기에 걸려들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로 꼽히는 산텐데르은행과 HSBC는 1조원 이상의 피해를 본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은행은 각각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겠노라며 공언하던 은행이어서 더욱 그 충격이 크다. 특히 HSBC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 금융업계가 휘청할 때도 탄탄한 리테일을 바탕으로 하체가 튼튼하다며 업계의 칭송을 받은 은행이었다. 하지만 이번 매도프 스캔들로 하체는 튼튼하고 머리는 좀 모자른 맨발의 기봉이 임이 탄로 났다. 금융업계에서는 성역으로 여겨졌던 스위스의 은행들도 피해액이 7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95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잠정 집계되었다. 금융기관 뿐만이 아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해외유명인사들도 많은 피해를 보았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뉴욕 메츠의 구단주 그리고 자선단체의 기금까지 매도프의 마수가 뻗지 않을 곳을 찾기 힘들정도다.

수법은 다단계 사기로 비교적 간단
어떤 방법으로 이런 희대의 사기 행각을 벌였을까? 매도프로 말할 것 같으면 최근 강남을 떠들썩하게 했던 다복회와 같은 귀족계를 운영하는 듣보잡인사가 아니다. 월가에서만 20년이상 활동해온 저명인사다. 그런 사람의 사기행각이라면 뭔가 달라도 다를 것 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사기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가 20년 동안 자신의 이름을 붙여 세운 투자회사를 이용해 투자자들을 속인 수법은 폰지(Ponzi). 아랫돌 빼서 윗돌 괘는 일명 다단계다. 이 폰지라는 사기 수법의 어원은 1920년대 보스턴에서 같은 방법으로 금융사기를 벌인 찰스 폰지라는 인물에서 부터 비롯됐다.(폰지가 처음 시도한 수법은 아님) 당시 그가 사기친 금액은 1500만 달러로 지금의 500억 달러에 비하면 귀엽기까지 하다. 폰지는 1년만에 발각되 구속되었지만 매도프는 자그마치 20년을 해먹었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은 이럴때 써야하는 걸까? 용의주도한 매도프는 또 거액의 자금을 유치하고 투자자들의 의심을 줄이기 위해 사회 거물급 인사들에게만 투자기회를 제공했고, 연 수익률도 10%이하의 사모펀드 치고는 비교적 낮은 약정수익률을 약속했다. 아무튼 이 사기펀드는 한때 가입하고 싶어도 하지못하는 귀족펀드였다. 이 펀드에 적을 올린사람들은 그 사실하나만으로도 사교계에서는 거물로인정받을 정도였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류의 다복회 스캐들이 있었다. 앞서도 언급한 이 다복회는 낙찰계로 성격은 다르지만 인간의 얄팍한 공명심을 부추겨 회원들의 의심을 일소했다는 관점에서보면 비슷한 구석이 상당히 있어보인다.

고삐없는 신자유주의의 바닥 드러나
매도프의 파란만장한 사기행각은 최근 자금시장에 유동성과 현금확보가 중시되며 가입자들의 70억 규모의 환매가 일시에 몰리며 발각되었다. 이같은 위기가 없었다면? 매도프의 사기는 아직도 현재진행중일 것이다. 사실 이게 지금까지 신자유주의자들이 외치고 떠들었던 금융위주로 재편된 규제없고 감시없는 투전판위의 진실인 것이다. 돈이 된다면 뭔 짓이든 해도 된다던 IB를 중심으로 영미식 자본가들의 금융산업. 그리고 그 짓을 영위하기 위해 정부의 간섭은 '경제'라는 절대 논리로 모두 봉쇄한다. 비우량 담보대출(Subprime Mortgage)과 그 대출을 담보로한 증권(MBS), 그 대출 과열을 백업해 준 신용부실담보증권(CDS) 그리고 비도덕적 기업사냥자금인 사모펀드와 각국의 펀더먼탈을 쥐고 흔드는 핫머니까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다. 그리고 지금 그 자유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나스닥이긴 하지만) 증권거래시장을 주관하던 기관의 장으로 있던 인물의 사기행각까지 발각되며 그들의 허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뭐가 금융공학이고 뭐가 금융과학인가? 결국엔 거품과 할로이펙트에 가려 신기루를 해매며 카라에 힘주며 엘리트입네 하며 동네 할머니도 이제는 알만큼 알아서 안당하는 자석매트 판매방식에 놀아난 것이다.

미국은 절대 진리가 아니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신자유주의는 분명 실패했지만 금융기관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만약 돈을 중계하는 금융기관이 없었다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전히 자기자본으로만 사업하며 소규모 사업장의 위치에 머물렀을 것이다. 하지만 IMF를 겪으며 우리는 지나친 미국위주의 금융정책들을 맹목적으로 리스펙트해왔다. 한창 도마위에 오른 화폐전쟁을 읽다보면 IMF차관의 도입조건으로 철저한 영미식 자본주의 모델이 강제도입 된단다. 그 책에 따르면 한창 이슈가 되었던 공기업 민영화도 IMF차관의 계약조건의 이행에 불과하다. 암튼 억지로 이런 음모론을 끼워 넣지 않더라도 우리는 실제로 그 책이 서술한 대로 그들의 입맛에 맞게 재편된 경제위에서 살고있다. 장하준 교수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가 한창 외쳤던 동북아 금융 허브도 이런 발상위에서 나온 발언이란다. 막무가내식으로 우리 경제에 양복을 입힌다고 우리가 갑자기 선진금융 한국이 될까? 그냥 그저 그런 3류 금융환경을 가진 미국의 51번째 주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기다리며
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으로 막을 내린 자유방임주의의 뒤를 잇는 수정자본주의가 20년이 흘러 도입되었다. 지금의 신자유주의는 분명 막을 내려야한다. 규제가 능사는 아니지만 지금의 방종은 결코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언제 지금의 신자유주의에 종지부를 찍을 경제 이론이 탄생할 지는 모르지만 경제학자들이 힘써서 달러위주로 편성된 세계경제를 재구성하고 그 메커니즘과 철학을 바로새울 이론을 만들 그날을 고대해 본다.



by 방필수 | 2008/12/17 01:27 | 사회를향한강속구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arguer.egloos.com/tb/122987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방필수의 세상을 향한 강속구 .. at 2009/06/12 09:56

... 는 점이다. 조금 아카데믹하게 표현하자면 고유명사가 일반명사가 된 사례. 이런 경우는 주변에서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여름에 즐겨 찾는 쭈쭈바나 ☞ 메도프사태로 알려진 사기 수법인 폰지같은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이 사례를 언어학적으로 진화라고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보통 의미의 확장은 고유에서 일반으로 흐른다.하지만 오늘 ... more

Commented by 세라r at 2008/12/17 10:40
사기꾼이 될라면 크게 해먹어야지 랄랄...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8/12/17 11:07
이사람 반에 반만 합법적으로 해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 ㅎ
Commented by 세라r at 2008/12/17 11:07
사기는 그냥 합법적인거 생각하지 말고 진행...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8/12/17 11:14
겨울의 감방은 춥겠지?
Commented by 세라r at 2008/12/17 11:15
출소하고 그돈 쓸꺼 생각한다면...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8/12/17 11:58
이거 왠지 방향이 이상해 지는데... ㅎ
Commented by 1인 at 2009/05/19 23:57
지금의 1500만 달러와 그당시 1500만 달러의 가치는 차이가 엄청 크죠.... 그 당시 1500만이면 지금의 1억 5000만 달러일겁니다
Commented by 방필수 at 2009/05/20 19:11
당연하겠죠. 1억 5000과 500억의 차이보다는 아니겠지만 ㅎ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